매일 쓰는 개인 일기장.
<프로덕트 매니저 원칙> | IT/모바일 | 304p
<베를린 납세자> | 에세이 | 2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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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정리해본다.
이룬 일
이루지 못한 일
본 영화
본 시리즈
클리어한 게임
읽은 책
읽은 만화책
아침에 일어나서 시리얼 한그릇 먹으면 아주 든든하다.
자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새벽 3시쯤에 깼다. 몸을 일으키는데 오른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아마 오른손을 깔고 자서 피가 통하지 않았나 보다. 오른손에 힘을 주었는데 피의 흐름이 인대까지 가다가 갑자기 뚝 끊기는 감각이 느껴졌다. 새롭게 느껴보는 감각이어서 신기했음.
🎮 인퍼머스 세컨드 선 - 플레이스테이션4 초창기에 발매된 초능력 액션 게임. 지금의 눈으로 보니 어설픈 부분이 많이 보이지만, 꽤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약간 막 나가는 초능력이 개연성 없지만 오히려 그게 매력인 듯. 후반부로 갈수록 재밌어진다. 초능력 효과가 화려하기 때문에 눈이 아픈 게 단점.
사이버펑크를 두 시간 정도 플레이했는데 본격 플레이는 내년으로 미뤄야겠다. 그래픽이 저해상도라 PS5 패치가 시급하다. 인퍼머스나 해야지.
추억에 파묻혀서 살고 싶지는 않다.
날씨가 좋고 코로나는 창궐한다. 집에서 일이나 하자.
🎮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 이런 갓겜을 왜 지금까지 안 해본 걸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보물사냥이라는 설정이 별로 와 닿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리얼한 캐릭터, 대사, 스토리, 연출 덕분에 정말 즐거운 경험을 했다. 이제 트로피 작업을 해야지.
일주일 동안 쌓인 이메일과 슬랙 메시지를 미리 처리했다. 월요일 출근 부담이 줄어들었음.
🎮 버그스낵스 - 음식을 먹으면 신체의 일부가 그 음식으로 변한다는 괴상한 컨셉의 게임. 심지어 음식도 그냥 음식이 아니라 살아서 움직이는 과일이나 패스트푸드다.
🎬 엑스맨: 뉴 뮤턴트 - 생각보다 볼 만했다. 하지만 굳이 엑스맨일 필요는 없는 내용이었다. 엑스맨과 아무 상관없는 그냥 호러 영화였다면 실망하지 않고 재밌게 봤을 것이다. 뮤턴트 주인공이 무려 다섯 명이나 나오는데 액션이 너무 적다. 액션에 대한 기대감을 다 빼고 본다면 의외로 괜찮은 영화.
'뉴 뮤턴트'를 끝으로 마블의 과거 청산(?)은 모두 끝났다. 이제 모든 마블 영화와 드라마는 마블 스튜디오가 직접 만든다(소니 쪽에 판권에 가 있는 스파이더맨만 빼고). 새로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작품 공개가 다 미뤄졌지만, 내년부터는 쏟아질 것이다. 기대된다.
🎮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 짧지만 강렬한 게임. 피터의 제자 마일즈가 진정한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분량은 짧으나 그만큼 찰진 구성의 이야기로 재미와 감동을 준다. 엔딩 클라이맥스에는 살짝 눈물까지 났음.
액션은 오리지널보다 더 스피디하고 화려해졌다. 피터 스파이더맨의 경우 8개의 스파이더 가젯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적을 요리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마일즈 스파이더맨은 가젯이 4개로 줄은 반면 베놈 파워 액션이 시원시원하다. 스토리 감동은 전작이 더 진했지만, 플레이하는 재미는 마일즈 쪽에 한 표.
음악이 게임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인트로 장면에서 노래 'On My Own'(트레일러에서도 쓰였던 곡)이 배경에 깔리는데... 이 때부터 확 몰입하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듣고 있는 중.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두운 아침에 듣기 좋은 노래다.
뉴욕 할렘을 구경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베를린에 살면서 '그 도시만의 색깔에 애착이 생기는 느낌'을 좋아했는데, 귀국한 후부터는 그런 느낌을 가질 기회가 없어져서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약간이나마 채워주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만족했음. 이런 식으로 가보지도 않은 할렘과의 연결고리가 생겼다.
덕순이와 함께 경운박물관을 다녀왔다. 경기여고 동창회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인데(경기여고와 붙어있다) 조선의 군사 복식 테마로 전시 중이었다. 방문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접수해주시는 분이 직접 투어도 해주셨다. 아무리 군복은 기능이 우선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멋과 의미를 어떻게든 담은 옛 디자인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무료 관람이라 1시간 정도 가볍게 돌아보기 좋았음.
주말엔 집에 착 붙어있어야지.
겨울 이불이 도착해서 저녁에 덕순이와 함께 코인세탁방으로 데이트. 나는 일하고 덕순이는 책 읽고.
플스5로 스파이더맨만 할 줄 알았는데 은근히 테트리스를 많이 하고 있음. 멈출 수가 없다.
맥북의 Big Sur 업데이트 소감: 맥과 아이패드가 점점 닮아가고 있다.
🎮 아스트로 플레이룸 - 플레이스테이션 컴퓨터 속 세계를 모험하는 게임. 플레이스테이션5의 진동 파워를 제대로 경험해볼 수 있다. 진동 느끼는 재미에 빠져서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하루 종일 달렸다. 게임 자체의 재미도 상당하고 무엇보다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각종 플레이스테이션 콘솔과 주변기기를 컬렉션으로 모을 수 있는데, 다 모아놓고 보면 꽤 뿌듯하다.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자니 약간의 감동도 느껴졌다.
기적이 일어났다! 플레이스테이션5가 쿠팡 새벽 배송으로 도착.
인상적인 포인트 몇 가지:
오늘은 플레이스테이션 5의 발매일. 쿠팡에서 팔 모양이지만 선착순이라 가망이 없다. 그나마 이마트는 추첨제라 미세하지만 희망이 있다. 물량은 총 290대밖에 안 돼서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 없지만... 기적을 바라야겠다.
🎮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 친구에게 빌린 닌텐도 스위치로 일주일 내내 플레이. 사람들이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는 게임이었다. 요즘 게임답지 않게 친절하지 않다. 재앙을 막을 유일한 희망이 주인공인데, 그 주인공이 어떻게 강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힌트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나머지는 내가 스스로 탐험하고 알아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얻었을 때의 순수한 즐거움이 가득한 게임이었다.
군대 동기들을 만나 술 한 잔 했다. 나와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 책 좀 빌려줄래? - 뉴욕타임즈에 만화를 연재하던 만화가(낮에는 치과의사라고 한다)의 카툰 에세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를 위트있는 만화로 그려낸다. 말장난이 많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원어로 읽고 싶다.
장모님께서 떡을 여러 개 주셨다. 아침에 야금야금 꺼내 먹어야지.
렌트카를 성공적으로 이용해서 성공적으로 반납했다. 자신감이 좀 붙었음.
'베를린 납세자' 초고는 모두 마무리했고, 이제는 수정 단계에 있다. 덕순이와 함께 열심히 뜯어고치고 있는데, 중간중간 덕순이의 국어 실력에 감탄하게 된다.
📖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 - 쓰레기는 최대한 만들지 않는 게 답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플라스틱이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은 1.5% 밖에 되지 않는다.
친구의 차를 얻어 탔는데, 차 안에 물건이 너무 많아 정신 데미지를 입었다. 70%는 필요없는 물건이었다. 타고 가는 내내 신경 쓰였음.
📖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Extreme Ownership) - 친구 추천으로 읽은 책인데, 극한의 오너십을 가지라는 내용과 함께 저자의 참전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른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단순하면서도 와닿는 내용이 많았다. 비즈니스 전략과 시스템이 아무리 복잡해져도, 결국은 기본을 철저히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참전 경험에서 배운 교훈을 비즈니스에 적용한 사례가 여럿 나오는데, 좀 더 자세한 내용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대부분 '교훈을 적용했더니 마법같이'의 구성이었다. 하지만 이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괜찮은 책.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저자 조코 윌링크의 팟캐스트와 인터뷰, 네이비씰 훈련 프로그램,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기웃거리고 있다.
'베를린 납세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내용을 브런치북에 올렸다(공모전 분량이 10~30화 분량으로 제한되어있다). 브런치 공모전에 당선되면 소액의 상금과 함께 출판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당선되지 않더라도 출판의 기회는 있을 수 있다. 처음 써보는 책이라 부족함이 많지만 덕순이가 꼼꼼히 고쳐주고 있어서 그나마 읽을만해졌다.
이제 나머지 5분의 4 분량을 손봐야 한다. 11월 말까지는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지런히 뜯어고치자.
읽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 😇
아침 7시 미팅은 오랜만이었다.
안 쓰는 키보드를 7만원에 팔았다. 만세. 대신 번개장터에 판 덕분에 수수료 3.5% 떼였다.
안 쓰는 마우스를 2만원에 팔았다. 만세.
플로피 디스크와 CD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설명해주는 영상을 봤는데 무릎을 탁 쳤다.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또 달라지겠지만 일단 지금은 모든게 0과 1.
두꺼운 이불 덮고 자니까 포근하다.
🎬 한자와 나오키 시즌2 - 시즌2는 소설과 내용이 꽤 많이 바뀌었는데, 재미만 봐서는 드라마가 더 마음에 들었다. 설정 구멍이나 어색한 전개가 있어도 재밌다니.
시즌2는 시즌1에 비해서 표정 연기가 더욱 과장되었다. 과장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장르가 바뀌었나 싶을 정도였다. 오오와다 상무가 한자와의 등을 힘으로 누르면서까지 땅바닥에 눕히는 장면은 너무 과해서 우스꽝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었다. 빌런이 나오고 정정당당함으로 쳐부수는 단순한 전개, 빌런이 당연히 망신당할 것을 알면서도 흥미진진한 드라마였다. 과연 오리지널 내용으로 계속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최신 소설 5권과 나중에 나올 6권을 엮은 시즌3으로 갈 것인가.
집으로 올라왔다. 올라오는 길은 아버지 대신 내가 쭉 운전을 했는데 7년 만에 하는 것 치고는 긴장도 안 되고 매끄러웠다. 집이 최고다.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대구로 내려간다.
나이지리아에서 ZOOM을 통한 원격 재판이 열렸고, 피고는 사형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교도소 안에서 원격으로 선고를 받았다. 전 세계 첫 원격 사형선고라고 한다.
구글의 새 소프트웨어 'Tables'를 써보고 싶었지만 미국 한정으로만 베타에 참여할 수 있어서 실패. VPN도 먹히지 않아 실패. 이럴 땐 미국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아침에 일어나니 입이 말라있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건조해지나 보다. 여름은 완전히 갔나 보다.
🎬 데리 걸즈 시즌 1, 2 - 90년대 중반, 북아일랜드 도시 '데리'의 여고생 4명과 남고생 1명이 몰려다니며 겪는 학교 생활과 일상을 그린 드라마. 영국에서 제작한 드라마답게 블랙 유머와 쌍욕으로 가득한 점,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가 서로 대립하는 역사와 주인공들의 일상이 엮이는 부분(마치 '포레스트 검프'처럼), 그리고 진한 아일랜드 영어 악센트에 푹 빠져들 수 있다는 게 재미 포인트. 마이클 수녀님 캐릭터가 아주 개성 넘치는 게 마음에 들었다.
혼자 보내는 토요일. 에어컨 필터 청소나 해야겠다. 저녁은 비싼 빵 사먹어야지.
마우스를 열심히 클릭했지만 플스5 예약구매는 하지 못했다. 덕순이와 함께 시럽 많이 들어간 라떼를 사 먹었다.
플스5 이벤트 후기.
🎬 전우치 - 2009년에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보고,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덕순이와 한 번 더 봤다. 개봉 당시에는 엄청 재밌게 봤었는데... 지금 감상은 "왜 재밌었지?"라는 의문만 들었다. 화담 선생의 카리스마는 인상적이었지만, 스토리와 연출이 엉성하고 늘어진다. 강동원이 아이캔디 역할을 해준 덕분에 덕순이는 그럭저럭 재밌게 본 듯하다.
📖 김지은입니다 -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로 일했던 김지은 씨의 책. 그녀는 전 지사에게 당했던 수차례의 성폭행과 성추행을 2018년 JTBC 뉴스룸에서 고발했다(베를린에서 유튜브로 봤던 기억이 난다). 고발 후 재판 과정은 무려 1년 반이나 걸렸다. 1심 판결은 무죄였다가, 2심에서 유죄로 뒤집어졌고, 3심은 2심과 같은 결론이었다. 안희정은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책은 그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저자 본인의 일상과 내면이 어떻게 변화해갔는지를 보여준다.
그녀의 일상은 이미 지옥이었던 것 같다. 수행비서의 업무내용을 보면 어이가 없다. 공과 사의 구분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일주일 업무 시간은 100시간을 가볍게 넘어간다. 말이 수행비서지, 실제는 똑똑한 노예의 삶을 빨아먹는 시스템이었다. 거기에 성폭행까지 당했으니, 지옥 중 지옥이었으리라.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 앞에서 성폭행 사실을 고발한 후, 일상은 더 지옥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재판은 재판대로 진행이 됐다. 하지만 가짜 뉴스, 댓글, 협박 등이 끝없이 뒤따랐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극도로 경계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일상은 없어졌다. 생계수단도 없어져서 주변의 도움으로 살아가야했다. 자살할 생각도 들었지만 다행히 살아남았고, 안희정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나라면 아마 못 버티거나 애초에 고발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김지은 씨는 해냈다.
성폭행 피해자가 쓴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건강한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사람의 '의지'라는 것은 별로 믿을 게 못 된다. 자신의 힘을 남용할 수 없도록, 절대 권력이 존재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군대에서 폭력과 쌍욕을 일삼던 나의 선임들. 그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그저 무료함을 견디지 못했을 뿐이다. 막 나가도 용서되는 환경에 있으니 후임들을 괴롭히며 시간을 죽인 것뿐이었다. 나는 그들을 고발하지 못했다. 탈영은 범죄니까 할 수 없고, 간부들에게 이야기해봤자 쉬쉬하는 분위기였으니까. 그냥 참아서 세월을 보냈다. 김지은 씨의 이야기는 나의 'X같았던 군대생활'보다 훨씬 더 참혹하다. 군대야 제대하면 끝이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고발 상대가 차기 대권주자였던 인물인 만큼, '참아야 한다'라는 압박이 더 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해냈다.
일할 때 메모할 용도로 사놓은 두꺼운 연습장이 있는데, 어느덧 다 써버렸다.
어제 저녁에 일을 하는데, 갑자기 천둥이 쳤다. 태어나서 들어본 천둥소리 중에 가장 컸다. 깜!짝! 놀랐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그레텔이 천둥소리를 듣고 무서워서 마리아에게 안기는 장면이 있는데,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학창시절의 나한테서 배울 점: 재밌어 보이는 게임이 있으면 그냥 즐겁게 즐겼다는 것이다.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은 게임을 자꾸 이해하려고 든다. 프로덕트 매니저 일을 하며 생긴 안 좋은 습관이다. 시작부터 모든 걸 머리로 이해하고 넘어가려니까 실력도 안 늘고 흥미도 떨어진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그냥 즐겨야한다. 어릴 때의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자세로 돌아가야한다. 너무 재는 버릇을 고쳐야겠다.
독일 월세 보증금 최종 정산 중... 아직도 독일 생활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보증금을 당일 이체해주는 한국이 이상한건가, 반 년이 넘어서야 받을 수 있는 독일이 이상한건가.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하면 자기 전에 일을 붙잡고 있는 베를린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 괜히 말 걸게 됨.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 아이스로 마실 때보다 더 많이 마신듯한 착각이 든다. 벌컥벌컥 들이키지 않아서 그런가.
오늘은 화요일.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날이다. 일했다.
🎬 하이 스코어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총망라한다(퐁 시절부터 둠 시절까지). 단순히 팩트만 늘어놓는 다큐가 아닌 중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는 스토리로 풀어내는 게 흥미로웠다. 인기 게임보다는 업계를 뒤바꿨던 사건 위주로 진행되서 몰랐던 내용이 많았다. 나이트 트랩이라던지.
📖 자본의 꿈 기계의 꿈 - 마르크스의 '자본'을 요즘의 눈으로 쉽게 풀어보는 책.
기계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기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의 역할로 생산에 참여하는 것도 기계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컨베이어 벨트에서 단순 작업을 하는 노동자도 기계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노동의 형태는 계속 기계화되고 있다.
노동자의 주체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노동자가 생산의 주체였고, 기계는 보조의 역할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계가 생산의 주체다. 기계가 미처 하지 못하는 부분에 노동자가 배치되어 반복 작업을 수행한다. 단순히 공장에서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에서도 그렇다. 단순 반복은 금방 자동화된다. 기계적 코딩은 싼 값의 외주로 돌린다. 외주업체가 기계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주체성이 필요한 곳은 소수의 초고액 연봉의 프로그래머들이 차지한다. 중간층이 옅어지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양극단에 몰아주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 효율화 과정 속에서 개개인의 삶 따위는 아무도 관심 없다.
자본의 유일한 목표는 '이익 증대'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활용되고 버려진다. 분명 잔인한 과정이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형태가 완전히 뒤바뀐 세상이 온다면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계속 주체성을 요구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직장에서도 그렇고 취미생활에서도 그렇고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그렇다.
일하는데 계속 얼쩡거리는 초파리. 앵앵거리는 소리도 안 나는 초파리. 하스스톤 할 때도 날아다니는 초파리. 죽이는 법을 알았다. 날이 다니는 궤적 근처에서 대충 손뼉 치다 보면 얻어걸린다. 체감상 정밀하게 노리기보다는 그냥 운에 맡기는 게 죽일 확률이 높다.
세대주가 내야하는 주민세(개인균등분)이라는 게 있었다. 소득에서 원천징수되는 주민세와는 별개라고 한다. 허.
🎬 아키라 AKIRA - 워낙 유명해서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소문대로 작화가 예술이었다. 프레임도 너무 부드러웠다. 폭발 장면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그걸 다 손으로 그려냈다는데 감탄했다. 음악도 너무 좋고, 캐릭터 디자인도 멋있었다. 특히 성우들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 일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여러 인물들이 동시에 말하는 걸 들으니 현장감이 확 살아났다.
그럭저럭 재밌게 봤는데, 도대체 아키라는 무엇이었는지, 테츠오와 카네다는 뭐하는 애들이었는지 잘 이해가 안 갔다. 영화 해설을 읽어보니 이해가 됐다. 카네다는 미국, 테츠오는 미국에 열등감을 지닌 일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아키라라는 힘을 손에 넣으려 한다.
1988년 개봉 당시에 봤으면 정말 느낌이 달랐을 텐데. 역시 영화는 개봉했을 때 보는 게 가장 재밌는 것 같다. 1988년에 상상했던 2019년은 지금과 너무 다르다.
덕순이와 오락실에서 틀린그림찾기 게임을 했다. 둘이서 하려면 한 판에 무려 2000원이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서로 말하면서 하는 게임도 오랜만이었다.
🎬 에이전트 오브 실드 시즌7 - 독일 생활 시작할 때부터 봤던 마블 드라마였는데, 어제가 마지막화였다.
에오쉴은 영화 어벤저스의 성공 이후 스핀오프로 나온 작품이다. 영화에서 등장했던 콜슨 요원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라 팬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초반에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았다. 혹평의 가장 큰 이유는 슈퍼히어로 드라마에 슈퍼히어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MCU 스토리라인의 뒷 이야기를 다루는 설정이었는데, 뒷 이야기만 있고 슈퍼히어로들의 출연은 일체 없었다. 아마 제작비 사정으로 그런 것이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늘 아쉬웠다. 닉 퓨리가 한 번 나오긴 했지만 메인 스토리와 상관없는 깜짝 출연에 가까웠다. 영화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짜맞추다보니 개연성도 떨어지고 재미도 없었다.
추락하는 시청률을 본 제작진이 정신을 차렸는지, 후반 시즌부터는 MCU와 거의 상관없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진행된다. MCU와 상관없을수록 재밌어졌다. 시즌4에 고스트 라이더가 나오고, 시간여행을 하고, 안드로이드가 나오고, 가상 세계로 접속하면서 몰입감이 계속 올라갔다. 이렇게 오랜 기간에 걸쳐 드라마를 본 것도 오랜만이다. 엄청 재밌는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의 맛이 있는 작품이라 시원섭섭하다. 콜슨 요원도 이제 편히 쉴 수 있다.
틈만 나면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돌려보고 있다. 마약인 것 같다. 끊을 수가 없다.
📖 한자와 나오키 1~4권 -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재밌었던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몇 년 전에 드라마 시즌1을 본 후, 올해 들어서 소설을 접했다. 소설 2권을 읽는 와중에 시즌2가 시작했고, 현재 매주 챙겨보고 있다. 드라마와 소설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그래서 머릿속 디테일이 좀 뒤엉켜있는데, 그래도 재밌다. 이제 소설은 끝났으니 드라마나 매주 기다려야겠다.
작품의 구성은 매우 심플하다. 탐욕스러운 악역들의 비열함을 주인공 한자와가 정면돌파해나가는, 전형적인 권선징악 스토리다. 그 심플한 구도에 은행이라는 무대가 새로운 색을 입힌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답게 모든 것은 철저히 두뇌싸움이다. 체스 경기를 두듯이 상대방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알아가는 게 재미 포인트다. 주인공 한자와도 결국 일개 회사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묵묵히 회사원의 일을 할 뿐이다. 물론 우회적인 방법을 활용하긴 하지만, 그건 악역들도 마찬가지.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한자와는 승리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그리고 승리의 결정타를 날리며 독자에게 쾌감을 안겨준다.
작품은 매우 재밌었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나는 주인공 한자와가 결국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는 능력도 출중하고 인간관계도 훌륭하다(물론 악역들과는 으르렁대는 사이지만). 한자와 덕분에 은행 내의 더러운 비밀이 밝혀지고 악역들은 인생의 쓴맛을 본다. 하지만 그런 한자와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아무리 특진을 한다한들, 일본의 은행임을 감안하면 결국 연공서열에 맞는 연봉을 받을 것이다. 그런 조직을 위해 자신의 커리어와 가족의 생계를 내걸고 올바름을 고집하는 그의 행동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하기엔 납득이 안됐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더 크게 펼칠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해야한다.
나는 수면 안대를 하고 자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면 늘 안대가 벗겨져있다. 기억은 전혀 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갖고 있었던 미스터리가 드디어 풀렸다.
정확히 언젠지는 모르겠다. 나는 10살 즈음의 꼬마였다. 우리 가족은 스페인과 프랑스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에는 초콜릿이나 감자칩 같은 간식과 음악 테이프를 파는 부스가 있었다. 나의 눈을 사로잡은 건 간식이 아니라 음악 테이프였다. 당시 최고의 인기 게임 캐릭터인 소닉을 표지로 삼은 테이프가 있었다. 테이프의 제목은 'Sonic Mix 3'. 나는 어머니를 졸라 테이프를 손에 넣었다. 나에겐 워크맨이 있었는데, 차 안에서 들으면 즐거울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다시 고속도로를 달렸고, 나는 'Sonic Mix 3' 테이프를 워크맨에 넣어 틀었다. 처음 들어보는 테크노 음악이 나왔다. 소닉 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노래였다. 표지에 소닉이 있으니 당연히 소닉 게임의 BGM이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어린 마음에 당황했지만, 듣다 보면 게임 BGM이 나오리라 믿었다. 하지만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뒤집어서 재생해도 나오는 건 테크노 리믹스뿐이었다. 노래는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소닉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에 나는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오늘, 우연히 'Sonic Mix 3'가 유튜브 추천 영상으로 올라왔다. 낯익은 표지를 보니 반가웠다. 재생 버튼을 누르니 익숙한 테크노 노래가 흘러나왔다. '대충 녹음한 사기 테이프가 아니었나?'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소닉의 저작권을 가진 세가와 스페인의 음반사가 계약해 정식으로 발매한 앨범이었다. 소닉 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테크노 믹스였지만, 당시 핫했던 소닉의 인지도를 어떻게든 활용해보려는 음반사의 노력이던 것 같다.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 픽셀4a가 마음에 든다. 기본 기능에 충실하다. 가격도 $350 밖에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픽셀2가 아직 쌩쌩하기 때문에 살 명분은 없다.
📖 아무래도 싫은 사람 - 한 번 읽으면 끝까지 읽게되는 마스다 미리 만화. 딸이 퇴근하고 집에 오면 계속 결혼하라고 압박 주는 부모님 캐릭터가 끔찍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도서관 입구는 철통 같았다. 내방객들은 모두 성실히 출입자 명부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적었으며, 관리 직원들은 열심히 온도를 쟀다. 하지만 이제 출입자 명부는 QR코드로 대체됐다. 온도를 재는 작업은 열 감지기가 대신한다. 관리 직원은 혼자 의자에 앉아 폰으로 포커 게임을 하고 있다. 내방객들이 QR코드를 찍는지만 가끔 확인하는 것 같다. 책을 빌리러 자료실로 들어갔다. 대출/반납 기계에 책을 올리고 반납 버튼을 눌렀다. 반납을 끝냈으니 새로 빌릴 책들을 찾았다. 내 폰에 책 위치를 미리 저장해놓은 덕분에 바로바로 찾을 수 있었다. 책을 꺼내 다시 기계로 갔다. 책을 올린 후 이번엔 대출 버튼을 눌렀다. 폰에 저장된 내 회원증 바코드를 스캔하니 대출이 완료됐다. 책을 챙겨서 도서관을 나섰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점점 없어진다. 도서관 입구를 지키던 관리 직원과도, 자료실 사서와도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누릴 수 있어 기쁘면서도, 우연성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장거리 이동은 피곤하다. 장거리는 아니었지만 체감상 장거리였다. 오랜만에 본 사촌동생이 성장해있었다.
📖 메이드 인 경상도 - 경상도 사람들은 왜 배타적이고, 보수적이고, 텃세가 심하고, 무뚝뚝하고 그럴까에 대한 만화. 작가가 경상도 사람이어서 자전적 이야기도 많이 섞여있다. 한 권이라 깔끔하다. 작가의 어린 시절인 70~80년대의 일상을 들여볼 수 있어서 재밌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사회가 너무 거칠었던 것 같다. 나는 2020년인 지금이 좋다.
📖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 역시 단순한게 최고다. 심플 만세.
🎮 동키콩 컨트리 1, 2, 3 - 어렸을 때 1은 다 깼었고, 2는 어려워서 못 깼고, 3는 돈이 없어서 못했다. 그 한을 풀었다. 지금 해봐도 어렵긴 했지만 어릴 때 느꼈던 만큼은 아니었다. 게임 디자이너가 무슨 생각으로 디자인했을까를 생각하며 플레이하니 할만했다. 학교 선생님들이 "시험 문제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해"라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게임의 재미도 그렇고, 음악이 정말 좋다.
📖 자학의 시 (1~2권) - 주인공이 너무 불쌍한 만화다. 그리고 결말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사실은 소중한 것임을 되새겨준 부분은 좋았다.
플스5가 나올 때까지는 에뮬레이터를 가지고 놀면 될 것 같다. 추억팔이로 버텨보자.
📖 기생수 (1~8권) - 주호민이 유튜브 영상에서 추천하는 것을 보고 찾아봤다. 다행히 전자책으로 대여할 수 있었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자신의 번영과 생존과 안전이 최우석인다. 그러면서도 다른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곤충을 돌봐주는 이타심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이타심조차도 자신을 위한 행위일지도 모른다. 그런 인간이, 자신과 전혀 다른 생물과 공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만화였다.
📖 홍계월전 - 전개도 시원시원하고, 엉터리 개그도 웃기고, 떡밥 회수도 깔끔하고, 가독성도 좋았고, 그림도 귀여웠다.
배고플 때도 밥은 꼭꼭 씹어먹자.
파슬 시계도 팔았다. 쿨거래 해주신 아저씨에게 감사. 아주 홀가분하다.
컴퓨터 의자를 기증해준 친구에게 감사.
사이버펑크2077 하고 싶다.
'포켓 카페 믹스'라는 모바일 게임이 나와서 해보다가 5분 만에 지웠다. 포켓몬 일러스트가 귀여워서 흥미가 갔지만, 퍼즐 부분이 너무 재미 없었다.
📖 더 마블 맨 - 스탠 리의 슈퍼히어로 커리어 스토리를 다룬 책. 스탠 리는 처음부터 잘 나가지 않았다. 경제적 안정을 위해 저급한 내용의 이야기도 많이 썼다고 한다. 하지만 작품을 엄청난 속도로 뽑아내는 능력과, 독자들을 생각하는 마인드 덕분에 그의 스토리는 결국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판타스틱 4'로 기사회생했고, '스파이더맨'으로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마블은 처음부터 거대하지 않았다.
그는 완벽을 고집하지 않았다. 오히려 독자들을 즐거워할 만한 이야기를 빠르게 뽑아내는 것에 집중했다. 독자들의 질타를 받으면 그다음에 더 잘 만들었다. '스파이더맨'도 즉석에서 갖다 붙인 설정이 많았다고 한다. 독자는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걸 보며, 캐릭터가 자신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마블의 세계는 시대와 함께 점점 커졌고, 지금의 마블이 되었다(코믹스 사업은 브랜드에 비해 너무 작긴 하지만).
번역이 조금 아쉬운 책이었지만('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카메오로 나오는 스탠 리의 대사 부분은 완전히 틀렸다), 내가 좋아하는 마블 작품의 아버지인 사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11권) - 덕순이의 할인쿠폰을 여러개 적용해 싸게 구입했다. 아이패드로 보니 시원시원했다.
내용은 전반적으로 답답했다. 연애물이라는 게 원래 그런걸수도 있겠지만, 인물들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회피하고, 끙끙앓는 모습이 속 터졌다. 주인공의 자기연민도 공감되지 않았고. 또한 여성 캐릭터들의 봉사정신이 너무 투철한 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읽으면서 감정이입이 점점 사라지고, 그 대신 관찰하는 자세로 읽게되어 좀 아쉬웠다. 그래도 그림체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비타민이 목에 걸려 물을 아주 많이 마셨다. 다행히 내려가긴 했지만 하루종일 딸꾹질이 났다.
🎬 도쿄 아이돌스 - 일본의 아이돌 문화에 대한 다큐. 아이돌 오타쿠가 되는 것은 사회적 영향력을 잃고 우울증을 앓는 중년 남성들에게 최적의 현실 도피처로 보였다. 아이돌은 나에게 무조건 잘해준다. 성인 여성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지만, 어린 여자아이는 그럴 능력이 없다. 지배욕을 채울 수 있다. 신체접촉에 대한 욕구는 악수회에서 적당히 채울 수 있다. 신나는 음악과 아이돌의 웃는 얼굴이 고독감을 씻어준다. 팬클럽 회원들과 다 같이 춤추고 노래를 부르다 보면 소속감과 활기를 느낄 수 있다. 현실 도피를 위해 계속 돈을 지불한다. 시스템은 계속 커지고 정교해진다. 일본의 낮은 여성 인권을 효율적으로 착취하는 것으로 보였다.
'어린 여자 아이돌과 중년 남성 팬'의 구도는 크리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왜 그런 구도에 집착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다큐에 나온 아이돌 오타쿠들의 인터뷰를 보면, 첫인상과는 달리 현실 자각과 자기 객관화가 매우 잘 되어있었다. 삶에서 부족한 부분을 현실이 아닌 현실도피로 채우는 것뿐이었다. 왜 아이돌 오타쿠가 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크리피 하다.
📖 숫자가 만만해지는 책 - 숫자 감각을 기르기 좋은 숫자 교양서(?). 너무 큰 숫자는 어림잡아서 계산해도 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
🎬 League of Legends: Origins - 넷플릭스에 롤에 대한 다큐가 있었다. 나온 지 무려 13년이나 된 게임인 것은 몰랐다. 내가 처음 플레이했던 건 2010년 정도로 기억한다. 함부르크 출장을 갔을 때 동료가 하는 것을 보고 빠져들었다. 다큐에 베를린 2015년 챔피언십 장면도 나와 반가웠다. 현장에서 페이커가 인터뷰 질문에 한국어로 대답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더 이상 롤을 플레이하지는 않지만(가볍게 한 판 하기엔 너무 지친다) 눈으로 보는 건 여전히 재밌다.
오늘은 카페에 처박혀 글쓰기.
📖 여행의 이유 - 책을 읽으면서 베를린에서 보낸 5년 반을 돌이켜봤다. 단편적 기억이 슬라이드처럼 지나가고 일부의 느낌만 남아있다.
구글이 추천해주는 랜덤 음악이 좋다. 알고리즘에 맡기는 것이 점점 익숙해져간다.
🎬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1~10 - 지금까지 본 다큐 중에서 가장 재밌었다. 매주 나오는 다큐를 기대하며 기다린 적은 없었다. 어릴 때 마이클 조던을 좋아했지만, 비디오 게임에 빠지며 서서히 머릿속에서 잊혔다. 그리고 지금 어른의 시선으로 그의 여정을 보니 다시 팬이 되었다. 조던도 멋있었고, 불스도 멋있었고, 다큐 편집도 멋있었다. 그리고 불스 인트로 음악은 일할 때 들으면 최고로 집중된다.
📖 슈독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 나이키의 초창기 시절인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필 나이트는 회사 블루리본(나이키의 전신)을 설립하고, 일본 오니츠카타이거의 신발을 미국에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정확히 말하면 신발 수입을 먼저 한 후 블루리본을 설립했다 (오니츠카타이거 측에겐 이미 회사 설립을 마쳤다며 거짓말로 둘러댔다). 신발은 입소문을 탔고 사업은 커졌다. 직원도 여러 명 뽑고, 동부 지역에 소매점도 세우며 성장은 계속됐다. 그러다 오니츠카타이거와 소송 분쟁이 생기고, 결국 블루리본은 자체 브랜드 '나이키'를 만들어 승부를 건다. 회사명도 나이키로 바꾼다.
요약하니 평범한 기업 성공 스토리 같지만,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이 있다. 나이키는 시작부터 정말 긴 기간 동안 빚이 엄청 많았다. 제품이 잘 팔리니 빚내서 더 수입하고, 소매점을 설치하고, 각종 스포츠 대회 기간에 맞춰 더욱더 많이 수입하는 것을 반복했다. '현금이 없으면 망해'라는 은행원의 말을 무시하고 큰 빚을 내어 사업을 키웠다. 약간은 더 안정적으로 경영했어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잘됐으니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운이 따르지 않았더라면 바로 파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여러 번 나온다.
또한 창업자 필 나이트가 젊은 시절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순간들이 사업에 많이 파묻혔다는 느낌도 들었다. 특히 그의 아내와 아들 두 명이 방치되는 상황이 자주 있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남편이 신발에 미쳐 사업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데, 정작 회사에 현금이 없으니 급여도 받지 못한다. 가정 경제도 모두 빚으로 쌓은 것이라 불안하다. 필 나이트는 직원들 급여를 주지 못할까 봐, 은행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할까 봐, 오니츠카타이거와의 소송에서 질까 봐 늘 스트레스 상태. 아내는 남편과 아들들 뒷바라지, 가정 빚 걱정에 늘 스트레스 상태였을 것이다. 나도 전셋집 이사 와서 초기에 현금이 없어 늘 불안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때의 압박감이 살짝 스쳐 지나갔다. 적절한 빚은 괜찮지만, 행복의 근간까지 위협할 만큼의 금액은 피하고 싶다.
📖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 - 애자일 사고방식의 기본과 배경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서 유익했다. 지속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억지로 숫자를 맞추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로 밀려난다.
레진코믹스에서 굿즈를 받았다. 브랜드 리뉴얼을 했다며 보내준 선물이었다. 코인 쿠폰이 여러 장 있길래 인스타에 뿌렸다. 뿌리면서 독자분들과 DM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스티커가 약간 처치 곤란이다. 향기나는 주머니는 집 안에 놓으니 딱 좋다.
📖 식객 I, 식객 II - 고등학교 때 재미있게 읽은 만화. 8권까지 읽었었던 것 같다. 최근에 검색해보니 30권으로 완결이 나있었다. 30권을 다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고, e북 대여는 할 수가 없어 고민하다가 도서관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대여를 위혀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니 어릴 때 만화대여점을 들락거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련한 추억과는 별개로, 만화의 재미는 그냥 보통이었다. 그림은 정말 훌륭하고 (특히 음식) 음식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유익하지만, 캐릭터들이 아쉬웠다. 다들 먹는 거에 너무 환장한다. 인물들도 성장한다는 느낌이 없다. 어른스러운 대사를 하다가도 갑자기 아이처럼 유치한 걸로 화를 낸다. 또 여성 캐릭터들이 아버님, 남편, 아들의 기분을 맞춰주려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그걸 먹고 정신 차 리거나 기분 좋아하며 '훈훈한 가족'으로 마무리되는 패턴이 자주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패턴이 등장할 때마다 별로였다. 꼰대 아저씨 감성이 꽤 묻어있다.
대신 찐한 사투리 대사는 인상 깊었고 만화에 나온 음식은 모두 먹음직스러웠다. 소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삼겹살에 소주 먹는 장면이 나오면 소주 한 잔 하고 싶게 만든다. 완결까지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40대 아저씨들 세 명과 술을 마셨는데 술 강요 없고, 폭음 없고, 적당한 시간이 끝내시는 것이 좋다. 대화 주제도 다양해서 즐겁다.
일이 갑자기 많다. 저녁 미팅이 있다. @_@
이번 주는 평소보다 일정이 많으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덕순이가 외화 동전을 몇 개 가지고 있었다. 일본 엔화도 있었고 미국 센트도 있었다. 은행에서 동전은 안 받아주니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이마트에 기계가 하나 있었다. 외화 동전을 넣으면 신세계 상품권으로 바꿔주는 기계였다.
동전을 열심히 넣으니 기계가 어느나라 동진인지 알아서 인식하고 알아서 환율을 적용했다. 총금액은 4400원. 추가로 600원을 카드로 결제하면 5000원짜리 상품권으로 바꿔준다고 한다. 600원을 결제하니 진짜로 신세계 상품권 5000원권이 나왔다. 이런 인프라 정말 최고다. 상품권으로 슈크림 빵과 옥수수 빵을 사서 집에 갔다. 커피랑 마시니 최고였음.
도서관에 가니 만화책 식객이 완결까지 진열되어 있었다. 고등학교 때 8권까지 읽고 멈췄었다. 완결까지 정주행 해야지. 한 번에 빌릴 수 있는 게 일곱 권이라 왔다 갔다는 해야 한다.
📖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 중독에 대한 책. 사람은 왜 무언가에 중독되는지 여러 사례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설해준다. 물질 중독뿐만 아니라 행위 중독, 성취 중독, 향상 중독 등 다양한 중독이 소개된다.
읽은 후 내가 내린 결론은, 사람의 몸은 무척 단순하다. 나의 생각은 복잡할지 몰라도, 나의 뇌와 몸은 복잡하지 않다. 나의 몸은 늘 즐겁고 싶고, 늘 안전하고 싶고, 늘 편하고 싶다.
게임을 했을 때 즐거운 경험을 했으면, 그걸 또 경험하고 싶다. 그래서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중독된다. 내가 한 실수를 합리화하고 싶은 유혹도,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서다.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만 쳐다보고 싶은 것은, 공부를 하면 뇌가 힘드니까. 편한 것도, 즐거운 것도, 나를 보호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 별 의미 없는 것에 집착하고 중독되는 것은 그만두자.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사를 진행하면서 병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오나 둘러보았다. 노인분들이 많이 오셨다. 주로 혈압약을 타러 오셨다. 원래는 보건소에서 탈 수 있는데, 보건소가 문을 닫아 병원으로 오신 거라 하신다.
혈압약을 타기 전에 일단 혈압을 재야 하는데, 이것부터 쉽지 않았다. 일단 셀프로 혈압계에 혈압을 재신다. 혈압계에 혈압 수치 표시가 표시되는 시간은 약 5초. 그 안에 수치를 읽고 간호사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일단 숫자가 잘 보이지 않아 돋보기를 꺼내야 하고, 돋보기를 쓰고 나면 수치는 사라져 있고, 수치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대신 혈압계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며, 설사 수치를 읽었다한들, 간호사에게 말해주려는 순간 기억이 흐릿하다.
혈압계에는 수치 결과를 프린트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어째서인지 프린트 기능을 꺼두었다. 간호사들이 친절히 어르신들을 도와주긴 했지만, 뭔가 이상했다. 또, 죽을 때까지 나의 뇌를 불편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전면허증을 재발급받아야겠다. 나의 한국 운전면허증은 베를린 관청 캐비닛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다.
📖 직업의 종말 - 난 직업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매뉴얼대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직업은 이미 많이 사라지고 있고, 가면 갈수록 더 빠르게 사라질 것 같다.
책 내용 중 '추수감사절의 칠면조' 이야기가 나온다. 칠면조는 주인이 주는 먹이를 먹으며 무럭무럭 자란다. 뛰어다닐 공간도 충분하고, 밥도 꼬박꼬박 나온다. 칠면조는 행복하다. 보장된 미래를 만끽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행복도가 꾸준히 증가하다가, 추수감사절 시즌이 오는 순간 칠면조는 도살되어 오븐에 구워진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엄청나게 위험하다는 이야기였다. 세상이 나를 미워해서가 아니다. 그저 어느 한 순간 나는 팀에서 필요없는 존재가 될 수 있다. 보장된 (것처럼 보이는) 안전을 추구하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디지털 인프라는 과거 어느 때와 비교해도 저렴하고, 정보도 흘러넘친다. 다만 사회가 그만큼 복잡해졌다. 국가나 조직이 나에게 목표와 의미를 제시해주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내가 뭘 잘하고, 뭘 하고 싶고,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하는지를 나 스스로 찾아야 한다. 자유로워진 대신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
프로덕트 매니저 일을 하면 할수록, '완벽 추구'가 얼마나 독인지 계속 깨닫게 된다. 완벽에 가까울수록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어진다. 장인 정신도 때와 장소를 봐가면서 발휘해야 한다.
매달 15일은 돈이 왕창 나가는 날🎵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이자와 고정비.
찬물에 녹는 ☕️커피도 팔다니. 놀랍다. 밖에서 마시는 거랑 맛 차이도 별로 안 난다.
📖 카피사전 - 여러 광고나 캠페인에 사용된 카피를 사전처럼 모아놓은 책. 각 카피가 왜 잘 만든 카피인지 설명해주는 부분도 함께 있다. 그런데 읽다 보면 후진 카피도 꽤 있다. 다 잘 만든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공익 캠페인 카피 중에서도 괜찮은 게 꽤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2시간 졸았다. 졸고 나니 눈 피로가 사라졌음.
📖 왜 나는 진정한 친구 하나 없는 걸까 - 약간 블로그 글 느낌의 짧은 책. 과학으로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내용이 아닌, 저자 자신의 경험과 생각 위주의 글이라 오히려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관계는 늘 변한다. 늘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다가 사람이 귀찮아질 수 있고, 늘 혼자가 편하다가도 외로울 수 있다. 첫인상으로 상대방을 평가하지 말자. 의심은 하되 선입견으로 잘라버리지는 말자. 상대방에게 주었으면, 받는 것도 흔쾌히 받자. 내 멋대로 기대하고 내 멋대로 실망하지 말자. 사심 없이 잘해주되 헌신할 필요는 없다. 머리로 생각만 많이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그냥 낮잠을 잔 것만 못하다.
모니터가 왔다. 넓어서 좋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재개봉했다. 덕순이와 함께 다시 봤다. 죽은 토니를 앞에 두고 페퍼의 울음이 터지는 장면을 보면 나도 눈물이 난다. 다시 봐도 났다.
📖 냉정한 이타주의자 - 내용을 요약하면 '착한 일은 계산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는 선행을 할 때, 느낌적인 느낌을 중시한다. 선행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그 선행으로 상대방의 사정이 진짜로 나아졌는지 확인하는 것에는 소홀하다.
저자는 '아프리카 국가의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선행'을 예시로 든다. 기부하는 사람은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선물하는 것은 효과가 미미하다. 책이 쌓이면 애들이 저절로 크는 게 아니다. 아이들의 학교 출석률을 높이려면, 학교에서 기생충 예방주사를 놔주는 것이 책을 주는 것보다 효과가 압도적으로 좋다. 책을 기부하는 것이 좀 더 감성에 와 닿지만, 감성보다는 냉정하게 효과를 따져야 한다.
의류 공장 내용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를 하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외국계 의류 회사가 캄보디아에 열악한 환경의 의류 공장을 세우고, 현지 노동자들에게 푼돈을 줘가며 옷을 만들고 있다면, 소비자들이 그 회사 제품을 불매하는 식이다. 불매하면 소비자의 찝찝한 기분은 풀릴지 몰라도, 착취당한 노동자들의 생활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노동자들을 착취하던 공장이 문을 닫는다고 더 나은 환경의 공장이 마법처럼 생기지 않는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줍기 같이 더 열악한 일자리로 이동할 뿐. 이런 노동 착취가 없어지려면 공장 문을 닫을 게 아니라 그 나라의 빈곤이 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레그라는 영국 의사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는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자신이 의사가 됨으로써 살릴 수 있는 생명의 수를 알고 싶어 졌다. 여러 데이터를 합쳐 계산해보니, 자신이 평생 살면서 총 4명의 생명을 추가로 살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굳이 자신이 의사가 되지 않아도 다른 의사들이 있기 때문에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이야기). 그는 '혹시 가난한 나라에 가서 의료활동을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라며 다시 계산을 했다. 그가 에티오피아 같은 최빈국에서 일할 경우 300명을 추가로 살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4명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추가로 살릴 수 있다는 결론이지만... 결국 그는 의사 일을 영국에서 계속하기로 했다. 대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최빈국에 기부하기로 한다. 그쪽이 압도적으로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기 때문. 돈으로 때우는 거라며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는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주는 사람의 기분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도움이 됐냐 안됐냐이다.
나의 무지를 여러 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자.
4월 가계부 정리. 그동안 살림 장만하느라 돈의 압박이 컸었다. 이제야 약간의 돈的 평온함이 찾아왔다.
📖 열정의 배신 - "열정이 시키는 대로 해라"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같은 조언을 철저하게 반박하는 책. 다 읽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다. 스스로에게 든 많은 의문이 해소되었다.
저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은 어디서 찾아내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열심히 찾아서 "이거야!"라고 발견만 하면 평생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그냥 환상이라고. 일에 대한 만족도는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잘하는가', '사람들과의 유대를 얼마나 느낄 수 있는가', '얼마나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사명감이 느껴지는가'에서 온다고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실력.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맨날 똑같은 반복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정말 잘하게 되면 주변의 인정을 받는다. 돈도 더 받을 뿐만 아니라, 내 멋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난다. 그러면서 그 일이 좋아진다. 게임을 해도 이기는 게 훨씬 재밌다.
다음은 자율성. 누구나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만큼, 원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 저자는 그런 자율성을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그 자율성을 누릴만한 실력과 커리어를 쌓으라 한다. 이 부분에서 크게 공감했다. 자기 마음대로 하기 전, 일단 주위에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확신이 심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억지로 쟁취하려 하면 다 망친다.
마지막은 사명감. 나는 최근에 이 주제로 여러 생각을 했다. 현 직장 일을 하면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늘 있었다. 지금 일보다 좀 더 가치 있는 일에, 더 사명감이 느껴지는 일에 시간을 쓰고 싶다는 느낌. 부끄럽지만 지금 일과 (사명감이 느껴지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회사 프로젝트를 비교하며 이직을 고민하기도 했다. 저자는 그런 사명감을 억지로 발굴하려고 하지 말고, 실력을 갈고닦으라 조언한다. 실력을 쌓고 존재감이 생기면 더 큰 일에 몸담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사명감은 내 안에서 알아서 올라올 것이다,라고. 실력이 갖춰져야 내가 무얼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있고, 그래야 사명감이 느껴진다는 이야기였다. 마치 토니가 아크 리액터를 개발하고, 그걸 기반으로 아이언맨 슈트를 개발하고, 그 위력을 실감한 뒤에야 세계 평화를 위해 매진했던 것처럼.
쓸데없는 고민은 접어두고 즐겁게 몰입하며 살 마음이 들었다. 정말 좋은 책이었음.
🎮 Factorio - 너무 중독적이어서 잠시 봉인해두었다가 결국 하고 싶어져 열심히 플레이했다. 클리어해도 엔딩은 딱히 없었지만, 내가 한 땀 한 땀 만든 거대한 공장지대를 둘러보니 뿌듯하다. 클리어 이후에도 계속 플레이할 수 있지만, 이제 좀 지쳤다. 계속하다간 손목이 부러질 것 같다. 오랜만에 게임에 푹 빠졌다. 다시 정상인의 생활로 돌아가야지.
형이랑 오랜만에 맥주 마시고 노니 즐거웠다.
📖 마블이 설계한 사소하고 위대한 과학 - 마블 슈퍼히어로들의 파워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 기대만큼 재밌는 책은 아니었다. 그래도 히어로들의 슈퍼파워가 100% 허무맹랑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떤 소설가의 문구가 생각난다: "마법은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과학이다"
아침 메뉴에 볶은 아몬드를 추가했다. 너무 맛있어서 과자처럼 먹고 싶다. 독일의 아몬드는 왜 그렇게 비싸고 맛도 그냥 그랬을까. 역시 먹는 것은 한국이 최고인가. 많이 먹지 않도록 잘 조절하자.
아침에 정신 말짱할 때 일하면 파바박! 하고 끝난다. 근데 말짱할 땐 딴짓하고 싶다.
목과 어깨의 건강을 위해 모니터, 책상, 모니터 거치대를 샀다.
부모님 집에 와서 새 컴퓨터를 설치해드렸다. 이전 컴퓨터는 무려 11년(!)을 쓰셨다. 네이버에 접속하는 것만 해도 느릿느릿하다. 새 컴퓨터는 30만 원 예산으로 조립 PC를 맞췄는데, 30만 원으로 컴퓨터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신다. 설치비용으로 밥 얻어먹으니 꿀맛.
Factorio 너무 중독적이서 지웠다. 근육과 눈이 뻑뻑해질 때까지 10시간 연속 플레이했다. 하루 종일 재밌었으니 돈값은 충분히 했다. 석탄 에너지를 모두 태양열로 대체했을 때는 큰 쾌감이었다. 세이브 파일까지 지우긴 아까워서 나중을 위해 남겨둠.
장인어른께서 드릴 세트를 선물해주셨다. 이전에 빌려 썼을 때는 대충 썼는데, 이제 내 거니까 사용법을 더 공부해야겠다.
📖 검사내전 - 전 검사가 쓴 검사 에세이(?). 자신이 맡았던 사건, 검사의 일상, 대한민국 법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검사라는 직업을 딱딱하게만 생각했는데, 글을 읽다 보면 '검사도 사람이구나' 같은 당연한 사실이 새삼스럽다. 모두가 어느 정도의 부조리를 안고 살아간다.
청소기 필터를 청소했다. 마침 햇빛이 잘 들어 바싹 말렸다. 독일의 '늘 흐림' 날씨가 엊그제 같다.
📖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제목이 좀 자극적이다(원제는 직역하면 '선악의 심리학'). 인간의 본성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인간이 하는 행동의 대부분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무의식적 행동.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는 것도, 물건을 사들이는 것도, 합리화하는 것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에게 환호하는 것도 모두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한 무의식적 행동.
드릴과 못 종류를 설명하는 유튜브는 한 없이 지루해 보이지만 정말 도움된다.
반찬가게 최고.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어 더 최고.
계속되는 짐 정리 지옥. 끝나질 않는다.
오늘도 가구조립, 방 정리, 박스 치우기의 연속.
가구와 에어컨을 질렀다.
📖 이기려면 함께 가라 - 다시 정신차리고 즐겁게 일하자.
덕순이의 추천으로 가구 슬라이딩 패드를 사서 의자 밑에 붙였다. 밀면 드르륵하던 의자가 이젠 스르륵 미끄러진다. 층간소음도 안 난다. 무거운 의자라 걱정했지만 아주 잘 미끄러진다. 몇 개 더 사야지.
커튼을 직접 달았다. 뿌듯하다.
부엌에 조명이 안쪽에 한 개, 바깥쪽에 한 개 있다. 그런데 스위치가 엉뚱하게 작동한다. 윗 버튼을 누르면 아무 반응이 없다. 아래 버튼을 누르면 안쪽 조명이 켜진다. 바깥쪽 조명을 키려면 안쪽 조명이 켜진 상태에서 윗 버튼을 눌러야한다. 이 상태로는 매일 신경쓰일 것 같다.
무턱대고 스위치를 뜯었다. 나는 배선 전문가가 아니라 척보니 아무 이상함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럴 때 초보자가 할 수 있는 건 하나씩 다 실험해보는거다. 일단 차단기를 내리고 무작위로 배선을 바꿔봤다. 다섯 번째 배선 조합에서 문제가 고쳐졌다. 그게 왜 옳은 배선 조합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사라진다. 평화로운 아침이다.
📖 딜리트 - EBS를 어린이/다큐 전문 채널로 만든 PD의 책. 선택과 집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완벽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독이다. 최고보다는 특별한 게 낫다. 단순함이 최고다. 군더더기를 쳐내야한다.
📖 신경 끄기의 기술 - 무한긍정은 건강하지 못하다. 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허세는 오래가지 못한다. 쾌락도 오래가지 못한다. 동기부여라는 것은 없다. 어떤 상황에 처하건 문제는 계속된다. 비교는 의미없다. 모두가 위대해질 수는 없다. 반드시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 폭넓은 경험을 끊임없이 하는 것은 의미없다. 좋게 좋게 포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 누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고통이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는 게 중요하다.
📖 불의 검 1~12권 - 대하드라마를 본 듯한 재미가 있었다. 아라가 이 악물고 대장질을 할 때, 아무르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는 장면에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엔딩도 좋았다.
한국은 분리수거를 꼼꼼하게 해야 한다(경비 아저씨의 눈길이 예리하다). 택배박스 라벨, 테이프도 따로 제거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 놀랍다.
나는 버리는 재활용 쓰레기 중 실제로 재활용되는 것은 얼마 안 되는 것을 안다. 그래도 그 낮은 확률에라도 걸리길 기대하며 분리수거를 한다. 물론 플라��틱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문장 잘 쓰는 법과 일기가 묘하게 섞여있는 책. 이런 걸 재밌고 유익하다고 하는 것 같다.
새로 산 세탁기가 과연 전셋집 세탁실 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걱정.
집 앞 고깃집의 점심 메뉴가 좋다.
📖 하이퍼포커스 - 언제나 100% 집중하는 삶은 사실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을 가르쳐준 책. 몰입 상태는 최고로 생산적이지만 강한 통제력 때문에 창의적이지 못하다. 반대로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는 생산적이지는 않지만 창의적이다. 창의적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지만, 생산적이기만 해서는 새로운 관점에서 보지 못한다.
결론은 (언제나 그렇듯이) 밸런스.
📖 논어 - 어려울까봐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읽을만했다. 중국어 부분은 모르니 건너뛰고, 친절한 한국어 번역과 해설이 날 살려주었다.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추려봄:
📖 카오스 멍키 - 실리콘밸리의 (야수성이 들끓는) 무법지대와 같은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밌다. 특히 (저자가 페이스북에서 일했던 내용을 토대로) 페이스북의 업무 문화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IT 스타트업의 세계는 냉정하고, 쉴 새 없고, (끝이 없기에) 지치지만, 그만큼 중독성이 있다.
흥미로운 얘기와는 별개로, 저자가 그다지 좋은 인성의 소유자는 아닌 것 같다. 저자 본인이 벌인 일 중 몇몇은 꽤 쓰레기 같은 행동이었으니까. 근데 그건 (책을 자세히 읽어보면) 저자 본인도 인정하는 것 같다.
📖 네이버는 어떻게 일하는가 - 네이버의 업무 문화에 대한 책인 줄 알았는데, 업무 문화뿐만 아니라 창업스토리, 현재 투자하고 있는 기술 등 네이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다루고 있다.
책에 소개된 네이버의 업무 문화는 요즘 IT회사들이 일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유로운 업무 스케줄을 갖고,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일하고 집에서 일했다가 사무실에서 일한다. 이건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부분이다. 다만 조직관리 부분에서 아메바식 경영스타일을 도입한 것은 몰랐던 사실이라 흥미로웠다.
대표가 서비스 디테일에 대한 수정 요청을 24시간 언제든지 담당 팀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담당 팀이 최대한 빠르게 조치를 취하는 건, 나는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디테일에 대한 집착은 환영이지만, 대표가 하는 말이면 모든 우선순위를 제쳐놓고 처리하게 되어 고객의 의견과 데이터보다 대표에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될 수도 있다. 일하는 직원으로서의 피로도도 상당할 테고.
그래도 네이버가 한국을 대표하는 테크회사인 것은 사실이고, 네이버의 서비스도 상당히 괜찮아졌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향후 어떻게 '검색과 뉴스' 회사에서 '기술' 회사로 거듭날지 궁금하다.
'원래 그런거야' 이 말이 아마 TOP3 안에 들 정도로 싫다.
📖 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이 해주는 마케팅 이야기 책. 마케팅은 '누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줘야 할까?'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동의한다. 본질에 집중하고 소수의 팬에게 집중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뿌리는 시대는 (아직 많이들 그렇게 하고 있긴 하지만) 끝나가고 있다. 더 민주적이고, 투명하고, 빡빡하고, 혼란스럽고, 신뢰를 구축하기 어렵고, 될 놈은 되고, 껍데기가 아닌 본질에 (진짜로) 올인해야 하는, 그렇게 하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해내는 자들이 보상을 쓸어가는, 그런 방향으로 (더 빠르게) 흘러갈 것이라 생각한다.
📖 공부의 미래 - 모르는 것을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수원 영통에 있는 삼성 박물관을 다녀왔다. 주말인데도 한산한 걸 보면 큰 인기는 없는 듯? 대신 삼성 본사 옆에 있다 보니 박물관 구성을 세심하게(=돈을 발라서) 잘해놓았다. 입장료는 무료(!). 전기의 발견부터 시작해 현재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기까지 삼성이 그 역사와 함께 어떤 형태로 발전해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애니콜 휴대폰이나 브라운관TV 같이 추억의 가전제품도 많이 볼 수 있어서 나름 재밌음.
삼성은 한국인으로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는 기업이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자본을 가진 기업인 것은 부정할 수 없고 배울 점도 많다. 다만 전시관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어 역시 이 부분은 아직 자신이 없구나 느꼈음.
📖 OKR: 전설적인 벤처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 - 나는 구글이 OKR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1980년대에 앤디 그루브라는 사람이 만들었고, 후에 인텔이 도입했고, 그 후에 인텔이 도입한 사례를 참고해 구글이 도입했다는 것이라는 게 놀라웠다.
또한 OKR은 회사에서 사용하는(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성과 측정 도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유명인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용도로도 OKR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덕순이와 나 사이에서도 "우린 현재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시험 삼아 OKR을 사용해보면 어떨까 한다.
전세대출에 필요한 재직증명서와 월급명세서를 출력하려 하는데 사무실 프린터가 어째서인지 잘 작동하지 않아 오피스디포에서 가서 출력을 하는데 단 돈 200원. 게다가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나는 충격 먹었다.
아직 내가 독일에 살고 있다면 프린터 구입을 고려해보겠으나 지금처럼 1) 각종 무인발급기에서 증명서를 출력할 수 있고 2) 개인적으로 필요한 서류는 몇 백 원에 출력소에서 출력할 수 있다면, 프린터는 안 사도 되겠다(사실 출력소에서 싸게 프린트하는 건 10~20년 전에도 가능했으나 어느새 잊고 있었음).
프린터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집에 이것저것 구비해놓는 것보다 (약간 불편하더라도)필요할 때 주변 상권의 인프라를 이용하는 게 더 간편하고 돈도 덜 들 것 같다.
전셋집 가구 배치를 어떻게 할까 아이패드로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늦게 잤다.
안락한 환경에 젖어들지 말자.
🎬 남산의 부장들 - 친구들과 밤늦게 봐서 졸리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다 보고 나서 계속 "재밌다 재밌다" 했음. 어제 다 읽은 한국 근현대편과 영화 내용이 겹치기 때문에 머릿속에 더 빠져들었던 것 같다.
또한 한국 영화에서 의미 없이 많이 나오는 1) 과도하게 잔인한 장면 2) 내용과 관계없는 예쁜 아이캔디 배우 3) 그 아이캔디 배우의 과도한 노출과 잠자리 장면이 없어 더 마음에 들었다.
어제 스타벅스에서 일하는데 콘센트 자리가 없어서 맥북 배터리가 간당간당했다. 하지만 살아남았음.
📖 역사멘토 최태성의 한국사 전근대편 -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교양이 부족하다고 느끼던 참에, 예스24 북클럽에 눈에 띈 책. 단순히 랭킹이 높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쉽게 쓴 덕분인지 빠르게 읽었다. 읽으면서 든 생각은, 나의 이득을 위해 타인을 구속하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지불해야하는 것 같다.
📖 90년생이 온다 - 예스24 북클럽(덕순이 덕분에 2달 무료)에 있길래 읽었다. 의외로 자세한 사례와 연구가 꽤 있어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직관적이고 투명하게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과정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가 있겠지?
아침에 일어나면 독일에서 야근 중인 애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
살기 좋은 동네와 비싼 동네는 역시 별개라는 생각이 든다. 잠깐 판교를 갔다 올 일이 있었는데, 평균 밥값을 12000원 이상 잡아야 하고 가게도 그렇게 많지 않다. 주변 건물 디자인이나 퀄리티는 정말 좋지만, 정작 이용해야 할 인프라가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아서 집값과 물가가 훨씬 낮은 지역이 살기는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시녀 이야기 - 역시 남에게 무언가를 강제한다는 것은 좋지 않다. 사람은 자유롭고 심심하지 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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